블랙 터스크는 위슬러 조금 남쪽에 위치한 개리발디 주립 공원에 위치한 산 봉우리 입니다. 그리고 개리발디 레이크는 같은 곳에 위치한 산정 호수인데 그 경치가 매우 좋습니다. 너무 어렵지 않은 등산 코스와 아름다운 호수의 절경, 그리고 그 호수를 두르는 파노라마 트레일, 그리고 블랙 터스크의 봉우리까지 당일치기 등산 코스로도 좋고 캠핑을 하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위 사진이 호수, 왼쪽 아래 사진이 블랙 터스크 봉우리에서 호수를 내려다 보며 찍은 사진, 그리고 오른쪽 아래 사진이 블랙 터스크를 올려다 본 모습입니다.
블랙 터스크가 어째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겠죠? 검은색 상아/이빨 같이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정말 완만한 산턱에 커다란 검은 돌을 올려 놓은 듯 한 모습이죠.
우선 찾아가는 길부터 설명을 해 볼까요?
찾아가는 길은 이보다 더 쉬울수는 없습니다. 밴쿠버에서 위슬러 가는 길인 99번 국도를 타고 북으로 올라가다가 Daisy Lake Road 라는 길에서 우회전 하면 끝입니다. Daisy Lake Road 는 Daisy Lake 바로 남쪽에 위치해 있으니 가다가 데이지 호수가 보이면 너무 멀리 간 겁니다. 그 길을 타고 쭉 직진하다보면 주차장이 몇개 있고 그 뒤로 산을 오르는 트레일이 시작됩니다.
주차장이 그닥 크지 않기 때문에 여름 주말에는 일찍 가서 자리를 확보하길 추천합니다.
위의 트레일 약도를 보면 왼쪽 P 라고 쓰인 곳에서부터 트레일이 시작됩니다. 블랙 터스크는 트레일 헤드에서부터 약 15킬로미터와 1700 미터의 고도를 올라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호수까지는 약 10킬로미터와 850미터의 고도면 도착하기에 당일치기로 짐 없이 호수까지 빠르게 오르는 사람들도 적잖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2박 3일로 일정을 잡고 다음과 같이 움직였습니다:
첫째날, 약도에 Taylor Meadows 라고 표시된 캠프그라운드까지 2.5시간만에 올라 캠프를 잡았습니다. 첫날 밴쿠버에서부터 출발하여 도착하니 늦은 아침이었기에 호수 캠프장까지 가면 자리가 모자랄 염려에 조금 덜 붐비는 이곳에서 캠핑을 한 것이죠. 8 킬로미터 거리와 916미터 고도를 올랐습니다.
둘째날, 아침 일찍 일어나 베이스 캠프를 테일러 메도우에서 호숫가 캠프장으로 옮겼습니다. 이곳의 캠프장은 자리마다 나무로 파운데이션을 만들어 놓아 텐트를 치기 쉬웠습니다. 7월 초이지만 곳곳에 눈이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테일러 메도우에서 2킬로미터 정도 거리였으며 고도변동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베이스 캠프를 새로 꾸린 우리는 짐을 다 두고 블랙 터스크 정상을 찍으러 떠났습니다. 블랙 터스크까지 약 2시간 45분 걸리고 내려오는데 1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거리는 왕복 14킬로미터. 정상까지 고도 차이는 약 850미터 였습니다.
호수 캠핑장까지 가는 트레일과는 달리, 블랙 터스크로 올라가는 길은 트레일이 잘 닦여있지 않았고 절반쯤 올라가니 트레일 전체가 눈으로 덮여있었습니다. 참고로 이 당시 7월 초 였습니다. 눈으로 덮여 트레일은 찾을 수 없지만 그저 눈 앞에 보이는 블랙 터스크의 정상만을 바라보며 직진하면 됩니다. 이 부분을 하이킹 하고 싶다면 미끄러짐 방지 스파이크를 착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정상에 도착하면 블랙 터스크와 그 인근 검은 돌 덕분에 블랙 터스크 주위만 눈이 없는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블랙 터스크 바로 아래에 캐나다 국기가 놓여져 있어 들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답니다 (2013년 기록).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고 싶은 분들은 블랙 터스크 자체를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블랙 터스크는 모든 면이 깎아지른 절벽입니다. 한쪽 면에 사다리가 놓여져 있지만 대충 90도 경사를 클라이밍 해야 오를 수 있답니다.
셋째날, 하루종일 호숫가에서 놀며 수영도 하고 캠핑을 즐기다 내려왔습니다. 그 전날의 블랙 터스크 정상 하이킹을 한 이후라 더 이상 하이킹을 하지 않았지만 호수의 북쪽으로 호수의 절경을 볼 수 있는 Panorama Ridge 라는 트레일이 있습니다.
호수는 차가웠지만 수영하는데는 지장이 없었고 만년설이 녹아든 물은 아주 깨끗했습니다. 하지만 밴프나 재스퍼의 호수들과는 달리 생태계가 살아있는 호수였습니다. 이곳에는 Lake Trout 같은 물고기류도 산다고 하니 낚시도 가능 합니다.
*캠핑/하이킹 시 주의점:
이 캠핑장에는 곰 캐쉬가 박스가 아닌 나무 위로 줄을 끌어올리는 타입입니다. 캠핑시 꼭 그걸 사용 하세요. 아일랜드와 달리 메인랜드에는 그리즐리 곰도 서식한다는 것, 기억하세요.
보통 여름엔 이 지역에 Fire Ban 있습니다. 캠프 파이어 만들 수 없으니 스토브 꼭 가져가세요.
호수까지의 길은 잘 닦여있지만 꽤 가파릅니다. Trail Running 이 가능할 정도로 잘 닦여있습니다. 하지만 호수를 지나 블랙 터스크로 가는 길은 보통 눈에 덮여있으며 역시나 가파릅니다. 등산화 + 스파이크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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