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여름도 다가오는데 그 유명한 재스퍼로 캠핑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재스퍼를 여행하며 찾은 숨은 볼거리와 핵 들을 공개합니다.
우선 제 일정은 이러했습니다. 자가용으로 빅토리아에서 출발, 윌리엄스 레이크/프린스 죠지를 지나 서쪽 입구에서 재스퍼 입성, 재스퍼에서 3박의 캠핑 후 에드먼톤으로 이동, 에드먼톤에서 캘거리를 지나 밴프를 통해 빅토리아로 돌아오는, 토탈 16일의 여행이었답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윌리암스 레이크에서 재스퍼 까지만 다룰 예정입니다. 밴프는 여러번 다른 기회에 가 본 것을 토대로 따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우선 첫날은 아침 일찍 빅토리아에서 첫 7시 페리를 타고 밴쿠버를 지나 하루종일 운전만 한 후에 William's Lake 라는 도시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답니다. 사실 재스퍼를 가는 길은 밴쿠버에서 캠룹스를 지나 5번국도를 타면 더 빠르게 재스퍼에 도착할 수 있지만 저는 이쪽 비씨주 북쪽을 구경하고 싶었기에 이쪽 길을 택하였습니다. 아마 재스퍼만이 목적이라면 빅토리아에서 새벽에 출발할 경우 밤 늦게는 재스퍼에 도착 할 수 있거나, 너무 늦게 재스퍼를 들어가지 않으려면 캠룹스나 재스퍼 바로 전 타운에서 하룻밤 묵고 들어가는게 가능합니다.
아무튼, 윌리엄스 레이크는 BC Interior 라고 불리우는 지역입니다. 여기는 코스탈 비씨주보다는 오히려 알버타주에 더 가까운 성향을 띄고 있답니다. 그래서 빅토리아에서도 가끔 하는 로디오 등을 거의 언제나 구경 할 수 있습니다. 아예 인도어 로디오 장을 만든 걸로 봐서 하키나 이런 스포츠보단 웨스턴 식 승마, 송아지 낚기, hog tie 등 로디오 스포츠가 이곳에선 제일 사랑받는 스포츠가 아닐까 합니다.
여기서 이틀 머무르며 로디오 구경과 하이킹을 즐긴 뒤 프린스 죠지를 지나 재스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재스퍼에 도착하자 저녁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어서 재스퍼로 들어가 캠핑장을 찾기보단 하룻밤을 더 세고 다음날 아침에 들어가는 게 더 나을거란 생각에 재스퍼 입구쪽, Mt Robson 근처의 사설 캠핑장에서 그날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재스퍼로 입성 하자마자 수많은 마운틴 고트 떼가 우리를 차로에서 반겨주었죠.
첫날은 제일 먼저 아네트 레이크로 향했습니다. Annette Lake는 밴프의 레이크 루이즈와 버금가는 깨끗한 물에서 수영이 가능하며, 이곳에는 근처 다른 호수에는 없는 모래사장이 있습니다. 규모는 좀 작고 자연적인 모래사장이 아닐수도 있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물고기 한마리 살지 못하는 유리처럼 깨끗한 물에서 헤엄도 치며 놀았죠.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호수답게 물은 역시 좀 차갑지만 빅토리아의 바닷물에 비하면 핫텁이나 다름 없었답니다.
아네트 호수에서 반나절을 보낸 뒤, 오후엔 바로 근처에 있는 말린 캐년으로 하이킹을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반대로 하이킹 후 호수를 가는게 더 나을 것 같죠? Maligne Canyon에는 여러 하이킹 트레일들이 있는데 그중 백컨츄리 트레일은 50킬로미터가 넘게 떨어져있는 말린 호수까지 가는 트레일, 재스퍼의 다른 곳을 이어주는 트레일도 있고 말린 캐년을 따라 움직이는 트레일도 여럿 있답니다. 이쪽 트레일만 걸어도 다 걸으려면 하루 종일 걸릴 것입니다. 우선 주차장에서 말린 전망대에서 캐년을 보고 트레일을 따라 Fifth Bridge까지 내려갔다 올라오면 두어시간 족히 하이킹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망대 에는 알버타 파크 레인져들이 여러가지 인포메이션 센터와 함께 동물 가죽이나 뼈 등을 진열 해 놓고 만져볼 수 있게 해 놓은것도 있으니 아이들이 (또는 아이같은 어른) 있다면 필수코스 입니다.
말린 캐년의 트레일을 따라 걸으면 대부분 이렇게 계곡으로 가는 길을 막아놓지만 중간중간 위험하지 않은 곳은 열려있어 계곡까지 내려가 물에 머리를 담궈볼 수도 있답니다.
말린 캐년 바로 남쪽에 위치한 Athabaska river에서 우리는 엘크떼가 강을 건너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었고 16번 국도가 재스퍼 도시로 빠지는 구간에서 홀로 서 있는 늑대를 볼 수도 있었답니다. 재스퍼의 도로는 대충 T자 형태를 띄는데 16번이 동서를 이으며 에드먼톤으로 이어지고 그 중간의 재스퍼 도시에서 93번이 시작되어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93번보단 16번 도로 선상에서 훨씬 많은 와일드라이프를 조우했답니다.
늑대구경까지 다 마친 우리는 재스퍼 도시로 들어가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도시도 꽤 예쁜 밴프와 달리 재스퍼는 솔직히 도시가 별로 멋이 없었습니다. 식당은 두어개 있었고, 그중 멧돼지 고기 등 특이한 음식을 다루는 그릴 집이 있어 거기서 식사를 하고 도시를 찬찬히 둘러보았지만 이렇다 할 정도로 멋있거나 재미있는건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재스퍼 도시 구경이 끝난 후 우리는 산을 내려와 캠핑장을 찾았습니다. 재스퍼에는 공원 내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여러곳 있으며 자리가 워낙 많아 굳이 자리를 예약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재스퍼 공원이 워낙 크기에 한군데에 자리를 잡고 매일 찾아다니기보다 그냥 매일 아침 텐트를 접고 원하는 지역으로 가서 구경하다 저녁이 되면 그쪽의 캠핑장에 들어가 새 자리를 잡는 편이 훨씬 편리하고 용이했습니다. 해서 우리는 다음날의 아이스필드 구경을 위해 93번을 타고 남쪽으로 향하다 적당한 시기에 위치한 캠핑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구간에 캠핑장이 여럿 됩니다).
재스퍼에서의 캠핑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Fire ban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비씨주와는 다르게 알버타주는 캠핑 중 불을 피우는 것에 대해 많이 관대하였습니다. 바로 전날밤, 재스퍼 입성 전에 캠프장에서도 캠프 파이어를 피우지 못하였는데 고작 50km 더 이동해 알버타 주로 들어오니 캠프파이어를 마음껏 피울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캠프장 곳곳엔 공용으로 쓸 수 있는 시설이 있는데 지붕과 테이블, 그리고 우드 스토브가 있어 따로 버너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음식 만들기가 쉬웠답니다.
재스퍼에서 둘째날, 콜럼비아 아이스필드 디스커버리 센터에 도착하였습니다. 여기선 유료로 차량을 타고 Athabasca glacier로 갈 수 있지만 사실 무료로 걸어 올라가도 똑같습니다. 이곳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93번 국도 반대편에 있는 길로 조금 가면 트레일헤드 주차장이 나옵니다. 여기서 약 30분 걸어올라가면 글레이시어가 나오며 노란 줄로 건너가지 못하게 막은 곳이 있습니다. 차량 티켓을 샀다면 ATV로 그곳을 지나 조금 더 멀리 올라가지만 그 차량이 올라가는 곳이 여기서도 보입니다. 가격이나 좀 쌌다면 모를까 거의 일인당 $100씩 주고 탈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솔직히 이건 빙하를 보기보단 요즘 얼마나 많은 빙하가 사라져가는지가 더 명확히 보인답니다.
여기까지 와서 돈 아끼고 싶지 않다면 차라리 조금 더 북쪽에 위치한 Glacier Skywalk를 해 보세요. 밴쿠버 캐필라노 브릿지의 스카이워크와 동일한 유리바닥으로 만들어진 반원형 전망대인데 아래로 900피트 깊이의 밸리를 구경할 수 있답니다. 가격은 대략 $30~40씩입니다.
이곳 아이스필드로 내려오는 93번 국도 선상에는 여러 폭포가 있습니다. 제가 폭포를 좀 좋아해 폭포마다 서서 다 구경을 하였지만 돌아 올라가다 선 Tangle Creek 폭포는 강력추천 합니다. 폭포가 크고 멋있어서가 아니라 여기서 폭포물에 들어갈 수 있어서 입니다. 하이웨이 북쪽방향으로 가다가 오른쪽에 있는데 도로에서도 폭포가 보인답니다.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 만년설이 녹아들은 폭포도 맞아보고 물놀이를 해 봅시다. 특히 위의 글레이시어에서 하이킹을 하느라 땀이 났다면 여기서 좀 쿨다운을 해보고 가는 것도 좋습니다.
그 외에도 Athabasca Falls, Sunwapta Falls, Stanley Falls 등 물에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구경하기엔 멋진 폭포들도 구경해 보세요.
둘째 밤은 Mt Edith Cavell 근처의 캠핑장으로 돌아와 밤을 보내고 다음날 일찍 Mt Edith Cavell로 향했습니다. 재스퍼에서 제가 강력추천하는 장소중 하나입니다. 주차장에서 그닥 많이 걷지 않아도 됩니다. 고속도로에서 차로 약 1시간 운전해서 들어가야 하지만 주차장에선 약 15분 정도만 걸어 들어가면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쌓인 중앙에 옥색 빛을 띄는 물이 고여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여러 트레일이 엉켜있어 하루 종일 등산을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전날 아이스필드에서 본 것보다 훨씬 많은 만년설을 보고, 밟고, 눈싸움까지 해볼 수 있었답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분들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Mt Edith Cavell의 정상을 찍는 것도 추천합니다. 재스퍼에서의 최고 전망을 보장합니다. 운이 좋다면 가는 길에 산양떼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재스퍼에 와서 너무 등산만 하는 것 같아 다음은 온천을 향했답니다. 온천은 재스퍼의 동쪽 끝, 에드먼톤 가는 길에 있습니다. Miette Hotsprings 라고 하는데 옛날 귀족들의 휴양지였던 시설은 유적이 되어 남아있고 새로 지은 수영장 같은 야외 온천장이 있습니다. 밴프도 마찬가지로 캐나다에서의 야외 온천장은 대부분 이런 수영장의 형태를 띈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장소 역시 등산로 인데요. 여긴 재스퍼 도시 바로 북쪽에 위치해 있답니다. 피라미드 마운틴이라고 생김새가 피라미드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올라가는 길은 넓게 잘 닦여있어 등산 초심자도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마운틴바이크에 숙달된 자라면 자전거로도 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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