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로 장기간 오셨다면 자가용이 한대 있는게 좋겠죠? 빅토리아의 대중교통은 그닥 편리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시스템이지만 1년 내내 자전거로 통근이 가능한 빅토리아 특성상 자가용은 딱히 필수품은 아닙니다. 제 가족의 경우, 저와 와이프 둘 다 1년 내내 자전거로 출퇴근 하고 있구요. 아기도 자전거 트레일러를 구입해서 잘 끌고 다니고 있답니다. 하지만 빅토리아에 살면서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차가 있어야 합니다. 도심밖 트레일, 등산로,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은 자가용이 없으면 찾아갈 수 없습니다. 개인단위 차량은 아니더래도 가족단위로 차량 한대 정도는 있어야 할겁니다.
그럼 간략하게 신차 구매 시스템과 중고차 거래 방법을 파헤쳐 보도록 해요.
새차 구매 하려면 무조건 원하는 차종 딜러쉽에 찾아가야 하죠. 새차 구매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흥정이 구매의 9할입니다. 스티커 가격 그대로 내고 차 사시는 분 없길 바랍니다. 하지만 흥정이야 뭐 어딜가나 똑같을테니 설명 생략 하겠습니다.
캐나다에서 새차 구매 방법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고 갈게요. 캐나다에서 새차 구매 방법은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목돈 지불하고 바로 그냥 사는 방법 (cash purchase), 파이낸스(finance), 그리고 리스 (lease) 입니다.
1번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겠죠?
두번째, 파이낸스는 한마디로 할부 시스템입니다. 차를 구매하되, 이자와 함께 매달, 매주, 또는 매 2주씩 정기적으로 돈을 갚아가는 시스템입니다. 차량이라는게 가치가 일정하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초반에 더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구매후 얼마 되지 않아 (많이 갚지 않고) 디폴트를 해 버린다면 차값을 빌려준 회사 측에서 손해를 보게 됩니다. 디폴트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 할부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오는 것인데요. 이럴경우 돈을 빌려준 회사에선 담보로 잡은 것을 받아가게 됩니다. 보통 차량 파이낸스 경우 차량이 담보가 되는데 초반엔 돈을 갚은 내역보다 더 많은 가치가 떨어진 차량으론 손해를 메꾸기 역부족이 되죠. 그래서 처음에 다운페이먼트라는 목돈 페이먼트를 받는게 보편적이지만 그런것 없이 파이낸스 해주기도 합니다. 다만 이럴땐 본인의 크레딧 점수가 좋지 못하면 이자율에 세게 붙습니다. 사실 크레딧 점수 좋아도 이자율은 좀 셉니다. ㅎㅎ.
그래서 이 방법으로 차를 구매하려면 딜러쉽에서 차를 파이낸싱 하는 것보단 은행에 다른걸 (집이라든가) 담보로 잡아 돈을 빌려 차를 캐쉬구매 하는걸 추천합니다.
캐쉬구매할때 주의할 점은 캐쉬구매 인것을 흥정 전에 밝히지 말아야 하는 점입니다. 이걸 미리 밝히면 흥정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흥정을 끝까지 다 한뒤 마지막에 밝히고, 구매할때 크레딧카드로 구매하고 크레딧카드를 바로 갚는 방법을 택하세요. 제가 은행 계좌/크레딧 카드 포스팅에 언급한 대로 크레딧 카드 사용료는 전부 판매자 부담이거든요. 그리고 다음 빌 나올때까지만 갚으면 소비자는 이자가 전혀 없고, 오히려 포인트나 캐쉬백 등 베네핏을 받게 됩니다. 물론 딜러쉽은 그렇게 큰 금액은 크레딧 카드 결제가 안된다거나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거절하려 할 텐데요. 다 뻥이고 크레딧 카드 결제를 거절하는건 크레딧카드 회사와 계약위반 사례가 됩니다. 최소한 이걸 빌미로 추가 흥정 하세요.
세번째, 리스는 장기렌트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새차를 리스 받는다는 것은 소유주는 따로 있고 본인은 그 차를 매달 일정금액 내고 빌려 타는 것인데요. 보통 2년에서 5년정도 계약을 잡고 그에 맞춘 다달이 일정금액을 내게 됩니다. 보통 같은 차량으로 계산했을때 매달 내는 금액은 파이낸싱보다 적은 금액이기 때문에 목돈이나 매달 생활비 지출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택하는 선택이기도 하죠. 하지만 리스는 차를 사용할 수 있지만 구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 제약이 붙습니다.
첫째, 계약기간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가 정해져 있답니다. 이 마일리지 이상 사용하게 되면 추가금액 붙습니다.
둘째, 차량에 대미지가 나면 안됩니다. 생활기스 정도는 보통 봐주는 것이 관례지만 깐깐한 소유주 만나면 이것도 추가금액 붙을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새차기 때문에 워런티로 웬만한 고장이 커버 되지만 만약에 워런티가 안되는 고장이면 본인 부담. 오일 체인지 같은 유지비도 본인부담 입니다.
계약기간이 끝난뒤 리스 바이아웃이라는 옵션으로 그 차량을 킵할수 있습니다만….. 그렇게 할 경우, 토탈 부담하는 금액은 파이낸싱 한 것보다 큰 금액이기 때문에 웬만해선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마일리지나 대미지 때문에 추가금액이 너무 많아 그거 내느니 바이아웃 하는게 나은 상황이 아니라면……
리스는 매 2~5년마다 새 차 뽑아 쓰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특히나 보통 가게운영을 하거나 해서 차량 감가상각을 비지니스 익스펜스로 회계반영 할 수 있는 분들에게 좋은 시스템이지 그 외에는 빈익빈 부익부를 늘리는 시스템이라 볼 수 있습니다. 목돈을 마련하기 힘들고 매달 내는 금액을 줄이려고 리스를 택하지만 결국 끝에는 더 큰 금액을 내게 되거나 리스 금액만 내고 계약 끝엔 남는게 없어 또다시 리스를 하게 되는…..
재정적인 부담때문에 리스를 생각했던 케이스라면….. 리스보단 차라리 저렴한 중고차량을 사는걸 추천드립니다. 특히 빅토리아는 자동차가 큰 고장없이 오래가기로 유명하죠. 다른 지역처럼 눈이 많이 와서 겨울마다 소금을 많이 뿌려 차가 삭는것도 아니고 너무 따듯한 지역이라 부식이 빠른 것도 아니라 자동차가 오래 갑니다. 그래서 길가다 보면 정말 오래된 차들도 폐차행을 면하고 클래식 콜렉터 차들도 도로를 달리고 있는걸 볼수 있습니다.
중고차량을 사는 방법은 중고차 딜러에서 살 수도 있고 개인거래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보통 개인거래가 가격이 더 저렴하죠. 딜러에선 차량을 점검해서 판매하니 고장의 위험이라든가에 조금 마음이 놓일 수 있겠지만 중고차 라는게 아무리 점검을 해도 언제 어디가 터질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딜러에게 사야한다는 관념은 깨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개인거래 적정가격은 중고차를 딜러에게 팔았을때 받을 수 있는 가격과 딜러가 그 차량을 소비자에게 파는 가격의 중간치가 되며, 이 차액은 만불에서 2만불 사이의 차량의 경우 대충 차량 가격의 30%라고 볼 수 잇습니다. 따라서 중고차 딜러보다 보통 15% 정도 싸게 살 수 있게 됩니다. 요즘은 온라인 중고차량 거래 사이트도 잘 되어있고 autrader.ca 같은 사이트 가 보시면 특정 차종과 마일리지 등을 적으면 적정가격을 측정해 주기 때문에 (지역별로 지난 판매 가격 통합 결과로 측정) 사려는 차량 가격이 적절한지 체크 가능합니다.
차에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게 아니라면 조금 꼼꼼히 체크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고장위험 적은 중고차량 구매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중고차량 구매할때 체크해야 할것들:
점검과 사고 내역. 요즘 CARFAX 를 보면 차량 사고, 레지스트리 정보, 점검 내역까지 다 나옵니다. 보통 차량을 파는 사람이 CARFAX를 구매한 뒤, 구매자에게 보여주고요. 그게 없더라도 오일 체인지 같은 점검을 제때 했는지 영수증 체크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차량 매뉴얼 보면 언제 어느 점검/유지를 해야 하는지 나옵니다. 그거 따라 오일 체인지, 트랜스미션 플루이드 교체, 쿨런트 플러쉬 등을 했는지도 체크 하세요. 보통 10만 킬로 정도에 트랜스미션 플루이드 교체하고 첫 쿨런트 플러쉬도 그때쯤 하게 됩니다.
타이어와 브레이크 같은 소모품도 체크 하세요. 브레이크는 체크하기가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차량에 따라 윌을 떼어내야 볼 수 있을수도 있구요. 하지만 보통 10만 킬로 정도 뛰었는데 브레이크 교체 내역이 없다면 곧 브레이크 교체해야 될거라 생각하시면 되고 그만큼 가격 흥정 하세요. 타이어는 쉽게 체크가 가능합니다. 타이어 트레드가 충분히 남아있는지 확인 하시구요. 타이어 둘레를 빙 두르는 깊은 골이 보통 서너개 있습니다. 타이어의 안쪽, 중간, 바깥쪽, 이렇게요.
여기 깊이를 재보세요. 동전 같은걸 대보고 동전을 재보면 됩니다. 이 깊이가 12/32 인치 정도 되는게 새 타이어구요. 5/32인치 미만이면 버려야 하는 타이어입니다. 그 중간이면 어느정도 남은건지 가늠하세요. 안쪽, 중간, 바깥쪽 다 재 보고, 같은 골도 여러 부분을 재서 골고루 닳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중 제일 많이 닳은 부분을 기준으로 생각하세요. 또 한가지. 타이어에는 사이드에 여러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중 한 세트는 타이어 제조날짜 입니다. 여기 보이는 4개 숫자중, 뒤 2 숫자가 제조 년도. 그 앞 2 숫자가 그 해의 몇번째 주에 만들어졌는지 알려주는 숫자입니다.
이 사진에는 2016년도 10번째 주에 만들어진 타이어니 2016년 3월 중순에 제조되었겠군요. 이걸로 얼마나 오래된 타이어인지, 신차 구매후 타이어 교체를 한적이 있는지, 확인 가능합니다.
엔진 소리와 오일이 새고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 하세요.
차량 구매가 거의 확정되었다면 메캐닉에 가져가서 체크 받아본 뒤 구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보통 100불 정도에 프리 구매 점검 해준답니다. 다만, 구매후 문제가 생겨도 전혀 책임 져주는 건 아니니 딜러쉽 구매와 마찬가지로 너무 신뢰는 안하시는게 좋습니다.
어떤분들은 개인거래 자체를 사기위험 때문에 좀 걱정하시는 듯 합니다. 다행히 차량 사기는 그닥 흔하지 않아요. 왜냐면 매번 차량을 사고팔때 정부에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차량 자체로 사기를 치기엔 힘듭니다. 하지만 다음 절차를 따라서 더욱 원만하게 중고구매 하세요.
중고차량 사기는 보통 차량 자체 사기보단 채무 사기가 더 위험합니다. 차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다음, 그 차량을 팔았을 경우, 그 채무도 차량과 함께 다음 주인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차량을 담보로 한 채무가 있는지 확인하는게 중요합니다. 이것 또한 CARFAX 보면 다 나오기 때문에 쉽게 체크할 수 있습니다.
개인거래를 할 때에 필요한 서류를 알아볼게요. 비씨주에서 개인거래 할때는 두가지 서류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오너쉽 슬립, 둘째는 트랜스퍼 폼입니다.
차량 보험서류중에 하나가 이 오너쉽 서티피케이트인데요. 이 서류 하단에 보면 선 아래 레지스트레이션 트랜스퍼 슬립이 있습니다. 여길 주인이 꼭 사인해서 떼어줘야 합니다. 이때 레지스터 된 주인이 판매자인것 확인 하시고 판매자/주인의 운전 면허증을 받아서 서명이 똑같은지 확인 하세요. 그리고 여기 적힌 차량 VIN 넘버가 차량에 적힌 넘버와 동일한지도 체크 하세요. 차량에 VIN 넘버는 보통 밖에서도 보이게 윈드실드 하단쪽에 써있습니다.
두번째 트랜스퍼 폼은 말 그대로 차량의 정보와 판매자/구매자 정보를 적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사인을 해야 하는데요. 이때도 똑같이 서명과 빈 넘버 확인 하세요.
이제 이 서류들을 갖고 ICBC 보험 브로커에게 가면 차량 등록을 바꿔줍니다. 이때 차량 금액에 맞는 세금과 등록비용을 받습니다. 그리고 보통 이때 차량 보험도 한꺼번에 해결을 한답니다.
제가 언급한 대로 보통 차량은 사기가 어렵지만 혹시나 서류에 잘못 적힌 부분이나 실수가 있을수 있으므로 판매자와 함께 보험 브로커에 가는 것이 제일 안전한 방법이긴 합니다. 서류만 제대로 썼다면 불필요한 절차지만 보통 판매자들은 기꺼이 동행을 해준답니다. 판매자가 동행을 한다면 트랜스퍼 폼은 보험 브로커가 알아서 다 써주기 때문에 그냥 서명만 하면 됩니다. 편리하죠.
저는 지금까지 오토바이 개인거래 두번 (사고 팔고), 보트 트레일러 개인거래 네번, 트레일러 유빌트 첫 등록, 자동차 온타리오에서 개인거래후 비씨주로 수입, 자동차 개인거래 (팔기) 등을 해 보았습니다. 첫 차는 새차로 샀었지만 둘째차는 개인거래로 구매했고, 가격과 정비, 차 상태 대비 등 모두 만족하며 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겁내지 말고 개인거래 도전해 보시기 추천드리고, 좋은 차량 만나서 캐나다의 구석구석, 좋은곳 다 구경하며 다니시길 바랄게요.
더 질문 있으시면 언제든 단톡방에 물어봐 주시고 네이버 블로그 이웃추가 또는인스타 팔로우 해주시면 응원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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